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2014년 생태통로 및 모니터링 현황’에 따르면, 야생동물들이 제대로 이용 중인 생태통로는 9.6%(40곳)에 불과해 생태통로 운영에 ‘빨간 불’이 켜졌다.
생태통로는 야생동물의 로드킬을 방지할뿐만 아니라, 등산로 등으로 서식지의 단절이 올 경우 생태통로를 통해 이어줄 수 있으며 활동반경을 넓혀주기 때문에 근친교배를 막아 멸종가능성을 낮춰주는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가지고 있어, 주로 육교형이나 터널형의 생태통로를 조성하여 운영중이다.
*로드킬 : 노루, 고라니, 곰, 황조롱이 등의 야생동물들이 먹이를 구하거나 이동을 위해 도로에 갑자기 뛰어들어 횡단하다 차량에 치어 죽는 것을 말한다. 이때는 동물만 위험한 것이 아니라 주행 중이던 차량에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 미국이나 호주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로드킬 사고가 종종 발생함에 따라 이에 대한 방지책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데 전체 415개의 생태통로 중 야생동물들이 제대로 이용중인 곳은 9.6%에 불과하며, 이용률이 낮은 곳은 72곳(17.3%)으로, 모니터링 시설 등이 없거나 열악해 이용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곳이 93곳(22.4%), 생태통로가 설치만 되어 있고 모니터링 실적 자체가 없는 곳은 164곳(39.5%)나 되는 등 전국에 설치된 생태통로 중 약 90%가 생태통로의 긍정적 기능을 전혀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태통로는 설치기관과 관리기관이 달라, 설치 후에는 지자체나 도로관리소 등에서 지속적으로 관리를 하게 된다. 이 중 전라북도에서 설치한 생태통로가 이용실적이 높은 생태통로 40개 중 11개를 차지하면서 가장 많았고, 관리기관으로는 도로관리사업소가 9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종류는 육교형이 28곳으로 12곳인 터널형보다 많았다.
야생동물의 이용률이 낮은 생태통로를 설치한 기관 중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26곳으로 가장 많았고, 관리기관으로는 천안시가 8곳으로 가장 많았다.
모니터링 시설의 미비 또는 열악의 이유로 야생동물의 이용률을 판단할 수 없었던 생태통로 중에서는 설치기관은 한국 도로공사가 12곳으로 가장 많았고, 관리기관은 제주특별자치도와 도로관리사업소가 각각 12곳으로 가장 많았다.
또한 실적 자체가 없는 생태통로의 경우 설치기관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15곳으로 가장 많았고, 관리기관은 영주국토관리청이 16곳으로 가장 많았다.
은수미 의원은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408건이나 일어난 로드킬 사고가 더이상 늘지 않도록 예방하여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운전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생태통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생태통로가 단순히 상징적인 의미로서만 존재하게 할 것이 아니라 충분히 기능할 수 있도록 실적이 없거나 저조한 곳을 중심으로 야생동물의 생태통로 이용비율이 낮은 이유를 하루빨리 파악해 재정비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